땅콩 모종, 언제 심고 어떻게 키울까?
시골집 텃밭 한 켠에서 땅콩을 길러 본 이후로, 매년 이맘때면 다시 흙을 만지게 됩니다. 생각보다 어렵지 않고 수확의 재미도 큰 작물이라 텃밭 초보에게도 추천하고 싶은 땅콩.
오늘은 땅콩 모종 심는 시기, 간격, 수확 시기, 재배 방법까지,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자세히 정리해볼게요.
땅콩 모종 심는 적기는?
4월 중순~5월 초가 가장 적당한 시기입니다.
땅콩은 더운 날씨를 좋아하는 작물이라 기온이 15도 이상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시점이 적기예요.
저는 보통 4월 하순경, 서리가 완전히 지난 후에 모종을 옮겨 심습니다. 너무 일찍 심으면 냉해를 입을 수 있으니, 기상청 주간 예보를 참고해서 타이밍을 잡으면 좋습니다.
모종 심을 때 간격은 어느 정도로?
모종을 심을 때는 줄 간격 50cm, 포기 간격 30cm 정도가 적당합니다.
너무 촘촘하게 심으면 땅콩이 제대로 자라지 못하고 수확량도 줄어요. 땅속에서 열매가 맺히기 때문에 공간 확보가 매우 중요합니다.
땅콩 모종 심기 전 준비 순서
1. 밑거름 주기
완숙 퇴비나 복합비료를 전체 밭에 골고루 뿌립니다.
질소, 인산, 칼륨 비율은 1:2:2 정도가 적당해요.
(질소 과다하면 줄기만 무성해지고 땅콩이 안 맺혀요.)
2. 밭 갈이
밑거름을 땅과 잘 섞기 위해 로터리나 쟁기 등으로 깊이 갈아줍니다.
흙이 부드러워지면 땅콩 뿌리도 잘 뻗고 열매도 잘 맺혀요.
3. 두둑 만들기 → 비닐 멀칭 → 모종 심기
즉, 밑거름 → 밭갈이 → 두둑 → 멀칭 → 모종 심기
이게 땅콩을 튼튼하게 키우는 핵심 루틴입니다!
땅콩 재배 방법, 관리 포인트는?
1. 햇빛이 중요해요.
땅콩은 햇빛을 하루 종일 잘 받는 곳에서 잘 자랍니다. 반그늘에서는 줄기만 자라고 알이 잘 맺히지 않더라고요.
2. 물은 너무 자주 주지 않기
겉흙이 말랐을 때 한 번씩 흠뻑 주는 방식이 좋아요. 과습은 뿌리 썩음의 원인이 될 수 있으니 주의하세요.
3. 꽃이 피면, 줄기가 땅으로 뻗어요.
이걸 ‘자방경’이라 부르는데, 이 줄기가 흙 속에 들어가야 땅콩이 맺힙니다. 흙을 부드럽게 유지해주는 것도 중요해요.
자방경(꽃 아래 줄기)이 땅으로 들어가 땅콩이 자라는 시기에 맞춰 북주기(흙을 덮어주는 작업) 를 해주는 것이 수확량을 높이는 핵심 관리법입니다.
북주기란?
‘북을 돋는다’는 뜻에서 나온 표현으로,
식물의 줄기 근처에 흙을 돋아올려 덮어주는 작업을 말해요.
땅콩의 경우, 자방경이 땅 속으로 잘 들어가도록 유도하고, 자라는 땅콩 열매가 햇빛에 노출되지 않도록 보호하기 위해 필요합니다.
언제 북주기를 하나요?
개화 후 10~15일 이내, 자방경이 땅에 닿고 나서 자방경 끝이 땅에 잘 박히도록 2~3회 반복하는 것이 좋아요.
북주기의 효과
- 땅콩이 더 깊이 자라고 크기가 커짐
- 햇빛 노출로 인한 기형 땅콩 방지
- 비 올 때 흙 튀는 걸 막아 병해 예방
- 줄기의 지지력 강화
수확 시기와 타이밍은?
심은 후 약 100~120일 후, 즉 9월 중순~10월 초가 땅콩 수확 시기입니다.
잎이 누렇게 변하고, 줄기 끝이 말라가기 시작하면 수확 신호! 저는 삽으로 땅을 살살 파면서 땅콩 송이를 조심스럽게 들어올려요. 손으로 뽑기보단, 뿌리 손상을 줄이기 위해 도구를 쓰는 게 좋아요.
호미도 아주 좋은 도구입니다!
특히 땅이 단단하지 않거나 두둑을 부드럽게 쌓아둔 경우에는 호미가 뿌리 손상 없이 땅콩을 파내기에 더 적합할 수 있어요.
1. 처음엔 호미로 주변 흙을 살살 걷어내고
2. 땅콩 송이가 보이면, 삽으로 한 번에 들어 올리기
→ 이렇게 병행하면 속도와 안전성을 모두 챙길 수 있어요.
수확 후엔 햇볕에 3~4일 정도 잘 말린 후 껍질째 보관하면 겨울까지 두고 먹을 수 있습니다. 갓 딴 땅콩은 삶아 먹어도 정말 고소하죠.
땅콩 키우기, 생각보다 쉬워요
땅콩 재배는 손이 많이 가지 않으면서도 수확의 기쁨이 큰 작물입니다.
심는 시기만 잘 맞추고, 간격과 햇볕 관리만 잘하면 초보도 충분히 성공할 수 있습니다.
